헥소 고지, 신념은 위대한 일을 낳는다.

 

 

신념, 위대한 일을 낳다

헥소 고지는 제 2차 세계대전 중, 의무병으로 총도 소지 하지 않은 채 혼자서 포탄이 쏟아지는 불길과 일본군이 진을 치고 있는 험한 상황에서 부상당한 전우들을 76명이나 구해낸 데스몬드 도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전쟁 중에 자신을 보호할 총도 소지 하지 않은 채 홀홀 단신으로 그는 한 명의 생명이라도 구하겠다고, 온 몸을 불살라 불길로 뛰어 뜬다. 그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한 명의 생명이라도 귀한 것이고 살인이라는 것은 절대 안 된다는 신념에서 나온 것이다. 그것이 그가 가진 종교에서 나온 신념이긴 하나, 그는 그 신념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그는 그가 가진 종교가 어떤 경우든 살인은 거부하므로 양심적 병역 거부자가 되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의무병으로라도 사람을 살리는 일을 위해 전쟁에 참가한다. 그러나 그는 훈련 중 총 소지를 거부하여 많은 사람의 업신여김을 받고, 불이익을 받고, 결국 군사재판까지 가지만 그는 신념을 꺾지 않는다.

그는 결국 전쟁에서 자신을 보호할 유일한 무기 없이 맨 몸으로 전쟁에 뛰어든다. 아무리 의무병이라 하나 상식적으로 이해가지 않는 정말 위험천만한 일이고 무모해 보이기까지 한 일이다. 그러나 다른 전우들이 철수한 상황에서도 부상병을 구하기 위해 자신은 피범벅이 되고 자신의 손은 닳아 피가 솟아도 매번 '주님, 한명만 더요', 기도하면서 또 다시 그 잔인한 구덩이로 뛰어든다.

그가 한 일은 기적이다. 신념에서 나온 기적. 그는 결국 명예공로훈장을 받았다고 한다.

 

신념이 생성되는 배경은 종교와 어머니의 교육의 영향

그러나 개인이 가진 신념이 항상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히틀러 같은 악마도 나올 수 있음을 우리는 안다.

이 주인공이 건전한 신념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종교적 진리 때문이었고, 어머니의 영향 때문이었다. 이 주인공의 아버지도 전쟁에 참가했다. 그러나 그는 그 휴유증 으로 술주정꾼이 되어 자식들을 해가 뜬다고 패고, 해가 진다고 패는 폭군 아버지였다. 그 아버지 밑에서 그는 폭력을 배웠으나 그의 신실한 어머니는 그에게 종교적 진리를 가르쳐 주었고, 항상 따뜻했다. 그렇게 그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종교적 신념, 건전한 신념이 몸에 배게 된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

영화 끝에 실제 주인공이 살려 낸 살아남은 전우가 인터뷰 속에 이런 말을 했다.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이라고. 정말 그는 브레이브 하트를 가진 사람이다. 그 전장에 맨 몸으로 뛰어든 것. 그것도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어느 누가 감히 해낼 수 있을까.

자기가 가진 신념, 자기가 믿은 진리를 실천하는 사람이 진정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아도 실천을 못하고 아니면 잘못된 신념과 진리를 따르고 있다.

그러나 그는 겸손히 이렇게 말한다. 전장에서 어느 한 부상병이 앞이 안보일 때 자기가 가진 수통과 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자, 그 부상병이 이제는 보인다고 웃음을 띠었을 때, 그는 그때 가장 기뻤고, 그것이 나의 희생의 모든 것을 보상하고도 남음이 있는 것이라고.

 

뒷이야기

이 영화는 멜 깁슨이 감독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주인공의 종교는 영화에서 토요일을 안식일로 지키는 안식교도라고 나온다. 기독교인들은 안식교도라는 말을 들으면 선입견을 가질 것이다. 왜냐하면 이단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신앙과 구원의 문제는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겠다. 그가 이단이든 삼단이든 그가 한 행동, 그 행동이 나온 신념은 옳았기 때문이다. 폭력과 살인 거부, 생명존중은 인간이라면 지켜야할 보편적인 가치이고, 신념이다. 그가 한 행동은 종교적 편견을 떠나서 박수 받아야 한다.

이 영화를 감독한 멜 깁슨도 종교인이다. 카톨릭 신자로 알고 있다. 그는 패션 오브크라이스트도 제작했고, 브레이브 하트라는 명화에 주인공으로 나오기도 했다.

그는 이 세상에 중요하고 지켜야할 신념을, 다른 말로 가치라고 할 수 있는 것을 추구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행동한 사람을 영웅으로 보는 것 같다. 그는 그 영웅을 그려내려고 하는 것 같다. 한 인터뷰에서 헥소 고지의 주인공을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는데 멜 깁슨에게 있어서 영웅이란 정말 용기 있는 사람이다.

구원, 자유, 희생, 생명을 위해 목숨까지도 바치는 사람, 그 사람이 영웅인 것이다. 그리고 가장 용기 있는 사람이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선 인간의 구원을 위해 죽음을 선택한 예수를, 브레이브 하트에선 스코틀랜드 독립을 위해 민중봉기를 하다 자유를 외치며 사지가 말에 찢기어 죽은 윌리엄 윌리스를,  헥소 고지에선 한 생명이라도 구하기 위해 전장에 뛰어든 데스몬드 도스를, 그런 실제 영웅들을 찾아 그는 영화에 담고 있다.  멜 깁슨이 또 찾아 그려내려는 사람, 이제 또 누가 나올지 궁금하다.

 

 

 

 

 

 

 

 

 

 

 

 

 

 

 

 

 

 

 

 

 

 

<강자의 조건>, 트럼프의 이민정책을 생각해보며

 

강자의 조건, 관용과 포용성

EBS 다큐프라임에서 방영되었던 강대국의 비밀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것을 만들었던 작가가 그 내용을 담아 <강자의 조건>이라는 책을 냈다. 재미있게 읽었는데 우리는 흔히 강대국이 되는 조건을 힘과 풍부한 자원, 막강한 군사력이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작가의 생각은 달랐다. 로마, 몽골, 대영제국, 네덜란드, 미국이라는 강대국의 역사를 연구해보았더니, 그들이 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관용과 포용성, 개방성과 다원성에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꼭 강대국이 되는 충분조건은 아니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필요조건임에 틀림 없다 라고 그는 주장한다.

싱가포르의 리콴유 전수상이 한 국제회의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중국은 미국을 추월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중국의 인적자원은 13억이지만 미국의 인적자원은 70억이기 때문이다 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근데 실제로 미국의 인구는 3억밖에 되지 않는다. 저자의 통찰은 뭐냐면 마국은 어느 나라보다 다원성, 다양성, 개방성이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그 포용성이 전 세계 70억이라는 것이다. 어느 나라보다 다른 민족의 성공의 기회도 높고 나의 자녀가 이민을 갔을 때, 완전한 시민으로 자리 잡을 수 있고, 공직에도 오를 기회가 있는 나라가 미국이라는 것이다. 그 점에서는 미국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 일례로 스티브 잡스도 시리아출신 아버지를 두었고, 오바마는 케냐출신 아버지를 두었고, 조지 소로스는 헝가리 이민자 출신이라고 한다. 그 관용과 포용성이 전 세계의 인재를 끌어들여 전 세계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강대국이 되었다는 논리가 저자의 주장이다. 강자가 힘과 무력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잘 입증해 주고 있다.

 

 

트럼프의 이민정책을 말하다

트럼프는 취임처음부터 자국우선주의, 실리추구를 표방하고 급기야는 이민정책을 반대하고 나서 많은 중동의 이민자들, 그 밖의 이민자들의 발이 묶여 동동 굴렀다. 그의 가진 자의 보호, 극단적 이기주의 행보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

미국이 미국다운 강자로 살아남은 것은 관용과 포용정책, 다원성, 개방성에 있었다. 트럼프의 아내도 이민자 출신이라고 한다.  굳이 반 이민정책을 실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백인노동자를 살리기 위해서라는 데, 지금 미국은 그래도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 경제적 손실, 산업적 손실을 차치하고라도 세계 최강자의 윤리적 가치가 아예 바닥을 치고 있는 저질스러움을 트럼프는 알까. 트럼프가 강자의 조건이라는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역사상 많은 대국들이 포용정책과 관용정책을 씀으로써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강자의 대의, 강자의 의무, 강자의 윤리가 되살아나야 한다. 미국 자체를 위해서라도. 미국은 명분을 잃어가고 대의를 잃어가고 있다. 지금 반미감정, 반트럼프 감정이 세계에 극에 달한다면 미국이라도 무너지지 않을까.

 

 

 

 

팀 켈러 <결혼을 말하다>, 결혼은 성장이다

 

 

다시 결혼에 대해 생각해 보다

온갖 매체에서는 혼밥, 혼술, 이혼, 졸혼, 등 결혼과는 무관한, 결혼의 환상을 깨는 말들이 떠돈다. 20대 때 나에겐 결혼이란 인륜지대사였고 필수였다. 그만큼 간절했고 관심사였다. 그러나 30대에 와선 결혼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사항이 되었다. 결국 40대에 와서는, 하면 손해 보는 귀찮은 일이 되었다.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고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상황에선.  시대의 변화인가 내 개인적인 변화인가. 어쨌든 여러 요소 때문에 결혼은 나에게는 필수사항이 아니다.

그런데 후배들이랑 하는 독서 토론에서 팀 켈러의 <결혼을 말하다>란 책을 같이 읽자는 제안을 받았다. 그들은 아직도 결혼이 하고 싶은 싱글녀들이다.

어쨌든 나도 이 기회에 결혼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가져보며 책을 읽기로 했다.

 

결혼이 비관적이 된 근본 원인은 인간의 자기중심성 때문

팀 켈러는 영성가이고 목회자이다. 그래서 그는 기독교적 관점에서 결혼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는 결혼에 대한 현실 감각도 무시하지 않은 채, 결혼에 대해서 배울만한 통찰력을 제시했다.

그는 결혼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만연해가고 있는 것은 사람들의 자기중심성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희생하지 않고 서로 순종하지 않고 서로 손해 보려하지 않는 마음, 이것이 문제의 근원이라고 말하고 있다.

 

 

결혼은 성장이다

그는 결혼에 대해서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데, "결혼은 성장이다"라는 것이다. 사랑 안에서 서로 성장해 가는 것이다. 그 사랑을 가능하게 하는 것,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일단 결혼에는 '서로 책임지겠다는 공개적인 약속이다' 라는 개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로맨틱한 사랑, 성관계만을 사랑으로 착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결혼생활에 있어서 사랑은 언약이고 사랑과 법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개념이라는 것이다. 그 약속이 사랑을 지켜준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결혼제도가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약속의 개념, 법의 개념이 희미해져서이다라고 그는 말한다.

또한 결혼이 성장인 이유는 '결혼은 부부가 함께 한 목표를 향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로맨틱한 사랑, 에로스한 사랑보다는 친구개념의 부부를 이야기한다.  결혼에 있어서 우선순위는 성이 아니라 우정이라는 것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나는 팀 켈러의 말에 크게 동의한다.  친구 같은 부부가 오래간다는 말을 결혼한 사람들로부터 많이 들었고, 평생 함께 할 사람이 성적인 매력으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같이 라이프를 즐길 친구, 한 목표를 가지면 더욱 좋은 부부관계가 될 것이다.  그는 서로 콩깍지가 벗겨져도, 서로 결함이 있는, 허물이 많은 존재라는 것을 알아가도 사랑의 힘이 그 진실을 받아들이게 한다고 말한다. 이때의 사랑의 힘은 다른 개념의 사랑이다. 팀 켈러는 서로에게 빠져가는 사랑이 아니라 이젠 베푸는 사랑, 나누는 사랑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그는 결혼생활에 있어서 성관계를 완전히 배제하고 이야기 하지 않는다. 성생활은 결혼의 언약을 새롭게 하기 위한 것이며 결혼의 울타리 안에서 성을 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팀 켈러의 결혼에 대한 시각은 요즘 현대인들, 특히 젊은이들에게 보수적으로 비쳐질 것이다. 그러나 많은 가정이 깨어져가고 있는 지금, 이 고리타분한 생각이 다시 논의 되어져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사람에게 중요한 가치를 지켜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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