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의 조건>, 트럼프의 이민정책을 생각해보며

 

강자의 조건, 관용과 포용성

EBS 다큐프라임에서 방영되었던 강대국의 비밀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것을 만들었던 작가가 그 내용을 담아 <강자의 조건>이라는 책을 냈다. 재미있게 읽었는데 우리는 흔히 강대국이 되는 조건을 힘과 풍부한 자원, 막강한 군사력이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작가의 생각은 달랐다. 로마, 몽골, 대영제국, 네덜란드, 미국이라는 강대국의 역사를 연구해보았더니, 그들이 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관용과 포용성, 개방성과 다원성에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꼭 강대국이 되는 충분조건은 아니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필요조건임에 틀림 없다 라고 그는 주장한다.

싱가포르의 리콴유 전수상이 한 국제회의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중국은 미국을 추월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중국의 인적자원은 13억이지만 미국의 인적자원은 70억이기 때문이다 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근데 실제로 미국의 인구는 3억밖에 되지 않는다. 저자의 통찰은 뭐냐면 마국은 어느 나라보다 다원성, 다양성, 개방성이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그 포용성이 전 세계 70억이라는 것이다. 어느 나라보다 다른 민족의 성공의 기회도 높고 나의 자녀가 이민을 갔을 때, 완전한 시민으로 자리 잡을 수 있고, 공직에도 오를 기회가 있는 나라가 미국이라는 것이다. 그 점에서는 미국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 일례로 스티브 잡스도 시리아출신 아버지를 두었고, 오바마는 케냐출신 아버지를 두었고, 조지 소로스는 헝가리 이민자 출신이라고 한다. 그 관용과 포용성이 전 세계의 인재를 끌어들여 전 세계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강대국이 되었다는 논리가 저자의 주장이다. 강자가 힘과 무력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잘 입증해 주고 있다.

 

 

트럼프의 이민정책을 말하다

트럼프는 취임처음부터 자국우선주의, 실리추구를 표방하고 급기야는 이민정책을 반대하고 나서 많은 중동의 이민자들, 그 밖의 이민자들의 발이 묶여 동동 굴렀다. 그의 가진 자의 보호, 극단적 이기주의 행보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

미국이 미국다운 강자로 살아남은 것은 관용과 포용정책, 다원성, 개방성에 있었다. 트럼프의 아내도 이민자 출신이라고 한다.  굳이 반 이민정책을 실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백인노동자를 살리기 위해서라는 데, 지금 미국은 그래도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 경제적 손실, 산업적 손실을 차치하고라도 세계 최강자의 윤리적 가치가 아예 바닥을 치고 있는 저질스러움을 트럼프는 알까. 트럼프가 강자의 조건이라는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역사상 많은 대국들이 포용정책과 관용정책을 씀으로써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강자의 대의, 강자의 의무, 강자의 윤리가 되살아나야 한다. 미국 자체를 위해서라도. 미국은 명분을 잃어가고 대의를 잃어가고 있다. 지금 반미감정, 반트럼프 감정이 세계에 극에 달한다면 미국이라도 무너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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