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솔여울

초등학교 2학년

뜻은 모르지만

이름같이 맑아

모든 찌기들이 빨려들어 버려지고

깨끗함만 남아 있을 것 같은

아이

 

칠판에 공주그림을 그리며

선생님이라고

선생님을 좋아한다고

그간 배운 영어 실력 자랑하며

like를 칠판에 쓴 날

너무 너무 사랑스러워 감동하였지만

다른 아이들 생각하며

많이 많이 표현해 주지 못했어

나도 너를 사랑한다고

 

어느 날 너는 나에게 충격을 주었어

아주 신나는 일이 있다며

나에게 앵무새같이 종알거린 날

난 그 신나는 일이 뭘까

가족끼리 여행을 갈까

친구랑 같이 더운 날 수영장이라도 갈까

아니면 아빠에게 생일선물이라도 받았을까

흔히 아이들이 자랑하는 그것을 기대한 나는

그 상상이 무너져 너무 안타까와졌지

너는 너무 신나게 할아버지가 병원에 계신데

할아버지 간호를 하며 같이 지낼 수 있다고

어떻게 그게 신나는 일일까

고사리같은 손으로 할아버지 심부름하는 것

힘이 들텐데....

어쩌면 그렇게 맑게, 어쩌면 그렇게 밝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삶에 신물 난 난 잠시 생각했어

얜 여우가 아닐까

난 내가 너무 부끄러워졌단다.

그리고 잠시 기도했어.

저렇게 맑은 아이에게

삶이 잔인하지 않기를

눈물 나는 일이 없기를

그리고 여울이를 만나서 감사하다고...

 

'시(potry) 이야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생의 얼룩  (0) 2019.07.25
아침  (0) 2019.07.23
내버려두심  (0) 2019.07.20
세상에 필요한 단 두마디!  (0) 2019.07.20
사랑을 느껴보기  (0) 2019.07.19

 

영유아를 돌볼 때, 이런 사건이 일어난 적이 있습니다. 한 아이가 아이폰으로 만화를 보여 달라고, 밖에 나가자고, 초콜릿을 달라고 떼를 쓰며 웁니다. 그 아이의 엄마는 당연히 안 된다고 하지요. 그러자 아이는 점점 크게 울음소리를 내고, 그래도 엄마가 들어주지 않자 바닥에 드러누워 본격적으로 떼를 쓰기 시작합니다. 저는 중간에서 아이를 달래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엄마의 말, ‘내버려 두세요!’ 아이가 발을 동동 구르고 목이 터져라 울고 바닥을 기어 다녀도 내버려 두라는 것입니다.

무서운 말입니다. 하나님도 우리가 죄 가운데 있는 걸 아시면서도 내버려 두신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혼을 내고 야단을 치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입니다. 하나님이 내어버려 두시면 자기가 원하는 대로 끝까지 가서, 결국 더 무서운 죄에 빠집니다. 이 때 우리는 하나님께로 돌아와야 합니다.

알콜 중독자들을 치료하는 방법 중 하나는 실컷 마시게 하는 것입니다. 벼랑에 선 자신을 보여주고, 무서운 멸망이 입을 벌리고 자기를 위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거기서 돌아서게 한다고 합니다.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탕자 비유를 보면, 둘째 아들이 재산을 달라고 할 때 아버지는 내어줍니다. 흉년이 들자 돼지의 쥐엄 열매를 먹는 자리에 까지 가게 하여, ‘내가 어찌하다 여기까지 떨어졌는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살기 시작하면, 하나님은 그 마음대로 살도록 내어버려 두십니다. 그 결과는 뻔하겠지요.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하고 다시 달려오고, 하나님 품에 안기면 하나님은 언제든지 우리를 받아주시고 용서해주십니다.

다행히 그 사건은 해피엔딩이었습니다. 결국 울다 지친 아이가 엄마하고 다가와 품에 안깁니다. 그러자 아이의 엄마는 아이를 토닥거리며 부드러운 음성으로 다신 그러지마하고 얼레면서 안아주었습니다.

 

 

 

 

 

'시(potry) 이야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  (0) 2019.07.23
솔여울이에게  (0) 2019.07.21
세상에 필요한 단 두마디!  (0) 2019.07.20
사랑을 느껴보기  (0) 2019.07.19
비움과 채움의 조화  (0) 2019.07.09

한 해가 저물면

반 편생을 사는 나이에

깨달은 것 한 가지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많은 말이 필요 없다는 것.

 

많은 말은 시끄러울 뿐

그 말로 백마를 타기도 하고

그 말로 구렁텅이에 빠지기도 하나

결국 그 말에 옭아 매여

자유가 아닌 구속을 이룰 뿐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이 두 마디만 알면 된다는 것을

반평생을 살고 나서 알았습니다.

 

단 두 마디,

미안해요!

감사해요!

 

모든 사람에게 용서받고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는 말

미안해요!

감사해요!

 

사람의 주름 잡힌 얼굴을 펴지게 하고

사람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주며

그래도 세상이 살 만하다고

한 숨 짓지 않게 해 주는 말

 

세상엔

이 두 마디의 결핍으로 삭막해져 가는 걸

이 두 마디면 된다는 것을

그런 세상에 데이고 나서

알아버렸습니다.

 

오늘도

미안해요

감사해요

어느 장소에서든지

이 말을 얼른 내뱉습니다.

 

'시(potry) 이야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솔여울이에게  (0) 2019.07.21
내버려두심  (0) 2019.07.20
사랑을 느껴보기  (0) 2019.07.19
비움과 채움의 조화  (0) 2019.07.09
마주 볼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0) 2019.07.06

그 사람에게서 편안함을 느낀다면 사랑인 것 같습니다.

그 사람에게 아무 말이라도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사랑인 것 같습니다.

자유롭게 거절을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사랑인 것 같습니다.

그냥 져주는 것, 그것도 사랑인 것 같습니다.

때론 관심이란 이유로 화를 낸다면 그것도 사랑인 것 같습니다.

큰 거리감이 생기지 않도록 날마다 날마다 다가가는 것, 그것도 사랑인 것 같습니다.

 

사랑은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

쟁취하는 사랑은 아픔만 클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자연스러운 사랑은 때론 아프기도 하지만 때론 충만하기도 하고

때론 편안하기도 하고 때론 여유롭기도 하고

 

사랑은 사람을 더없이 성공자로 만드는 것.

 

중요하게 깨달은 것은

사람사이의 사랑은 그냥 내 모습 이대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변화무쌍하는 나

끊임없이 움직이는 그

그래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서로의 감정의 요동을 얼마나 인생의 충만으로 바꾸는가

그 노력이 사랑을 사랑되게, 인생을 인생 되게 하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사랑은 동사라 했는데,

마음도 몸도, 그와 한 목표를 가지고 움직인다면

그 사랑은 성공인 것 같습니다.

 

 

 

'시(potry) 이야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버려두심  (0) 2019.07.20
세상에 필요한 단 두마디!  (0) 2019.07.20
비움과 채움의 조화  (0) 2019.07.09
마주 볼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0) 2019.07.06
물 흐르듯이 살자  (0) 2019.07.04

비우라

어느 종교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인양 말하는 소리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라며 삶의 지혜인양 말하는 소리

비우라

 

그러나 비우면 허무할 뿐이다.

그러나 비우면 외로울 뿐이다.

그러나 비우면 다음 세계는 없다.

 

채우라

다시 들어야 하는 소리

비움에 채움이 따라와야 한다는 것을

이제 알았으나

뭘로 채워야 할지

이전에 나를 괴롭혔던

것들로 다시 채울 수는 없다.

 

비움과 채움을 잘 고민할 때 참 평안이 온다.

난 비웠다.

그런데 너무 많은 것들이 채워져 가고 있다.

그래 난 이걸로 마음의 평안을 사면 됬어.

하늘이 주는 평안,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비우지 않을 때 집착하고 집착은 욕심을 낳고 모든 불행을 낳는다.

난 이것을 알기에 오늘 또 비우고 비운다.

그런데 나만의 비밀 공간에, 나만의 영혼의 틈에 엄청 많은 것들이 채워져 가고 있다.

 

난 그것으로 됐어 하며

오늘 또 비운다.

 

 

 

'시(potry) 이야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에 필요한 단 두마디!  (0) 2019.07.20
사랑을 느껴보기  (0) 2019.07.19
마주 볼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0) 2019.07.06
물 흐르듯이 살자  (0) 2019.07.04
아름다움의 연습  (0) 2019.07.01

마주 볼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난 그에게 정말 바라는 것이 있다.

이기적이라고 거절당해도

이 흔한 세상에 이 정도의 친구도 없으랴

 

때론 내가 바보같이 보여도 나를 절대 비난하지 않고

때론 내가 여우같이 보이더라도 나를 절대 흉보지 않으며

때론 내가 남의 말을 하더라도 조용히 귀 기울여주며

맞장구까지 쳐주면 정말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같이 좋아해 주고

내가 싫어하는 것을 같이 싫어해주고

나와 맛있는 것을 같이 먹고

조용한 곳에서 같이 차를 마시며

도서관에서 같이 책을 보고 책의 내용을 같이 토론하며

사람 많은 시끄러운 곳에 나를 내몰리지 않게 해주며

 

그리고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은 아름다운 자연을 함께 보고 함께 느끼는 것

그렇다면 내겐 금상첨화의 친구

 

마주볼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이젠 인생을 이야기하며

나란히 한 곳을 바라보고

걸어도 좋겠다.

 

 

 

'시(potry) 이야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을 느껴보기  (0) 2019.07.19
비움과 채움의 조화  (0) 2019.07.09
물 흐르듯이 살자  (0) 2019.07.04
아름다움의 연습  (0) 2019.07.01
엄마 그리고 칼국수  (0) 2019.06.29

삶의 태도를 찾아

삶의 방법을 찾아

많은 종교인들이

많은 학자들이

많은 지혜가들이

입을 모은다.

그리고 우리들은 적용치도 못할

그 방법을 정답인양 추종한다.

 

그러나 시간은 때론 얄밉기도 하지만

삶의 태도를, 삶의 방법을

시간의 흐름 속에 알아가게 한다.

 

내가 터득한

내 안의 나가 오늘 말하는

그 해법은

물 흐르듯이 살자 이다

 

물은 흐른다.

고이면 썩는다.

우리 삶이 고이면

거기에 미움, 정죄, 분노만

쌓일 뿐

물처럼 흘러야 한다

그래야 그 보답으로 우리는 티 없는 맑음을 가질 수 있다.

 

 

물은 막히면 돌아 간다

가지려고 하거나

빼앗으려고 하거나

쟁취하려고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돌아 간다

그래서 어떤 원망도 원한도 보복도 남기지 않는다.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간다

그 장애물을

넘어서려는 것도 아니고

덮어버리려는 것도 아니고

뚫어버리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내버려두고 돌아간다

그 마음에는 이미 관용과 포용과 용서가 내포되어 있다

 

이삭의 삶을 보라

많은 막힘 들을

싸워내지 않고

그냥 돌아갔다

그러나 그의 삶은 더 풍요롭게 되었다.

 

물 흐르듯이 살자

오늘 내 안의 나가

자꾸 나에게 되뇌인다

물 흐르듯이 살자

 

자연의 순리가 바로 인간의 삶에서도 순리이다

 

 

 

'시(potry) 이야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움과 채움의 조화  (0) 2019.07.09
마주 볼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0) 2019.07.06
아름다움의 연습  (0) 2019.07.01
엄마 그리고 칼국수  (0) 2019.06.29
소리의 전염  (0) 2019.06.28

 

 

나의 미래의

쭈글쭈글 주름마저

추함도

두려움도

아닌

아름다움이 되고 싶다.

나의 현재의

초췌한 젊음이

좌절도

포기도

아닌

아름다움이 되고 싶다

 

세월감의 의미가

가슴을

박동 치게 한다

아름답게 살라고

 

그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물으며

답하며

선택하며

 

내팽개쳐진

내버려진

폐허처럼 굳어진

지금의 나

나들을

지금의 날

날들을

 

하나하나 챙기며

하나하나 주어 담으며

촉촉한 눈매로

입가의 생긋 미소로

 

아름다움을 연습하며

살라 한다.

 

 

 

'시(potry) 이야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주 볼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0) 2019.07.06
물 흐르듯이 살자  (0) 2019.07.04
엄마 그리고 칼국수  (0) 2019.06.29
소리의 전염  (0) 2019.06.28
느림이 나에게 의미하는 것  (0) 2019.06.27

이 세상에 있게 해준

절대 권력의 소유주이면서도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해준

모든 살림의 통치권자이면서도

 

언제나 누추한 옷차림으로

빌고 비는 여자

 

허드렛일 시중들며

언제나 욕만 먹는 여자

 

가정사의 모든 경제력 쥐고도

칼국수 한 그릇 못 사먹는 여자

 

당하는 여자

바다같이 넓은 여자

 

아침에 우유 한 그릇

들고 맨발로 좇아오는 여자

 

아침 몰래 거르고 도망가면

뒤통수치는 여자

 

아침 점심 저녁 하루세끼 모자라

도시락은 10개라도

싸줄 수 있는 여자

 

두부 도시락 반찬 싫다

엎어버리면

빗자루 들고 때리는 여자

 

무서운 여자

사랑 많은 여자

 

다리가 부서져라 아파도

애 등에 업고 엉금엉금 기어서 일하는 여자

시름시름 앓아도

자식 걱정 빼먹지 않은 여자

 

간섭 말라 짜증부리지만

나쁜 일엔 맨 먼저 찾게 되는 여자

 

크고 작은 대소사 많고 많지만

좋은 일엔 맨 먼저 알리게 되는 여자

 

눈물 많아 울으면

같이 울고

 

웃음 많아 웃으면

같이 웃고

 

약한 여자

그러나 내가 의지하는 강한 여자

 

나의 엄마!

나의 어머니!

 

 

 

'시(potry) 이야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 흐르듯이 살자  (0) 2019.07.04
아름다움의 연습  (0) 2019.07.01
소리의 전염  (0) 2019.06.28
느림이 나에게 의미하는 것  (0) 2019.06.27
눈울음  (0) 2019.06.26

 

어디서 흘러나오는지

의미 담긴 소리

썰물에 밀려

공기를 타고

공중낙하하면

 

유유자적하게

바람을 타고

노닐다

 

살아있는 것들

부딪치면

슬쩍

감균을 퍼트리나

 

소리에 소리를 타고

또 어디선가

흐르는 소리

 

왜일까?

소리가 전염된 걸까?

주체할 수 없이 흐르는 건.

 

머리도 모르고

가슴도 모르고

하늘이 알아

흘려보내려 한 것처럼

공기는

리듬을 타고

또다시

소리를

내 귀에 전하네

 

 

 

 

 

'시(potry) 이야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름다움의 연습  (0) 2019.07.01
엄마 그리고 칼국수  (0) 2019.06.29
느림이 나에게 의미하는 것  (0) 2019.06.27
눈울음  (0) 2019.06.26
나의 아버지  (0) 2019.06.2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