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찌
난 언제나 우러러야 한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교만함도 갖고 있다
난 언제나 내가 다른 이와 구별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부는 시샘이 끓어 넘친다.
단 하나, 하나 차이의 벽은 마음만 먹으면 쉽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벽을 좀처럼 넘지 못한다.
위의 하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아래의 여럿을 보기 때문이다.
그 여럿은 나를 우러르고
난 하나의 빈자리를 모자람도 게으름도 아닌
보다 숭고한 인간미로 대체해 버리며,
최고의 것이 되고 싶은 욕망과
최고를 무너뜨리고 싶은 시기로 가득 찬
내면은 여유를 가장한 가면을 쓴 채,
열등한 자리
언제나 완전하지 못한 그 자리에서
무리 속에 소외되어 있다.
시기의 눈빛만이
그 하나를 향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