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있게 해준
절대 권력의 소유주이면서도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해준
모든 살림의 통치권자이면서도
언제나 누추한 옷차림으로
빌고 비는 여자
허드렛일 시중들며
언제나 욕만 먹는 여자
가정사의 모든 경제력 쥐고도
칼국수 한 그릇 못 사먹는 여자
당하는 여자
바다같이 넓은 여자
아침에 우유 한 그릇
들고 맨발로 좇아오는 여자
아침 몰래 거르고 도망가면
뒤통수치는 여자
아침 점심 저녁 하루세끼 모자라
도시락은 10개라도
싸줄 수 있는 여자
두부 도시락 반찬 싫다
엎어버리면
빗자루 들고 때리는 여자
무서운 여자
사랑 많은 여자
다리가 부서져라 아파도
애 등에 업고 엉금엉금 기어서 일하는 여자
시름시름 앓아도
자식 걱정 빼먹지 않은 여자
간섭 말라 짜증부리지만
나쁜 일엔 맨 먼저 찾게 되는 여자
크고 작은 대소사 많고 많지만
좋은 일엔 맨 먼저 알리게 되는 여자
눈물 많아 울으면
같이 울고
웃음 많아 웃으면
같이 웃고
약한 여자
그러나 내가 의지하는 강한 여자
나의 엄마!
나의 어머니!
'시(potry) 이야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 흐르듯이 살자 (0) | 2019.07.04 |
---|---|
아름다움의 연습 (0) | 2019.07.01 |
소리의 전염 (0) | 2019.06.28 |
느림이 나에게 의미하는 것 (0) | 2019.06.27 |
눈울음 (0) | 2019.0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