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울음

(암 투병중이었던 어느 환우의 눈을 보고 쓴 시)

 

 

 

생글생글 웃음 진 얼굴에

박힌

수정 같은 눈동자,

주위에

빠알갛게 번져오는 건

지는 해 담은

초저녁 하늘

 

금세 비라도

쏟아져 내릴 듯

 

얼른

입가에 웃음 지은

잔잔한 주름의

애처로운 노력이

쏟아져 내림을 막아버리고

 

괴이고 괴어

맑디 맑은

호수

무언의 말을 담아

가슴에 눈물 고이게 하고

 

백만의 말로도

억만의 말로도

퍼 담을 수 없는

눈 안에 가득한

울음

 

어느새

번져오는 발그스름한 하늘

괴이는

눈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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