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 불편의 법칙

 

 

책을 읽다 평등 반발 현상이라는 타이틀을 보고 나는 언뜻 이 말을 떠올렸다. 평등 반발이 아니라 평등 불편의 법칙이라고.

서로 비슷한 사람끼리, 같은 업종의 사람끼리가 너무 차이가 나는 사람보다는 친하게 지내기 쉽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사람의 심리는 그렇지 않다. 예쁜 여자들끼리는 서로 어울려 다니지 않고 친구가 되기 쉽지 않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그 이유는 비슷한 조건이 묘한 비교와 경쟁으로 서로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 사람은 아예 상하관계, 종적인 관계에서 더 편함을 누리고 안정감을 누린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비해 미국만 하더라도 비슷한 조건의 사람끼리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을 좋게 생각하고 아무런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 으로 보인다.

그래서 니체도 친구는 서로 향상심을 돕는 친구가 좋다고 했다. 즉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친구가 그냥 편안함만 주는 친구보다는 낫다는 것이다. 그런데 들은 말로는 니체는 친구가 별로 없었다고 한다. 말년에 외롭게 죽었다고 한다.

서로 비슷한 사람끼리, 평등한 사람끼리 만났을 때 이런 묘한 불편함을 느낀 적이 모두 있을 것이다. 나도 나와 성향이 같고, 비슷한 나이대의 나와 같은 싱글 여성을 친구로 사귀었는데, 그녀는 일적인 부분에서도 나와 같은 업종의 길을 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여성이 형통하고 잘 나가고 의기양양했을 때, 나는 묘한 주눅이 들고 마음이 상하는 것을 느꼈다. 그 뒤로 그 여성이 불편했다.

그 여성과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관계가 끝났을까. 난 어찌 어찌 그 관계를 계속 유지해 나갔다. 그 해결방법을 잠간 소개하겠다.

나는 내가 불편을 느낀 이유를 상대방의 문제로 여기지 않고 나의 문제로 여겼다. 내가 교만했거나 그녀를 나보다 얕잡아 보았기 때문에 자존심이 상해서 불편을 느꼈던 것이다. 그런데 내 마음을 바꿔 이 세상에 사람들은 모두 나보다 나은 점이 있다고 내 마음을 넓혀 버렸다. 성경에도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란 말이 있다(빌립보서 2:3). 내가 겸손해지는 것이 한 방법이다. 이것은 주눅이 드는 것과는 다르다. 겸손한 생각으로 내 마음을 넓혔으면 다른 한 면으로는 나만의 특성, 자아존중감(self-esteem), 특별함의 정체성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상기시켜야 한다. 여기에는 믿음이 필요하다. 그리고 열심히 정진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런데 진짜로 비슷한 사람끼리 친구가 되었는데 그 친구가 항상 불편하게 한다면 친구로서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나의 문제로 여기고 겸손으로 마음을 넓히고 자기가 특별하다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항상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정진한다면 친구도 잃지 않고 본인 스스로도 성장하는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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