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천진한 친구 이야기

 

오늘 동탄 신도시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서 대학교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 레스토랑은 이 친구가 직접 운영하는 곳이었습니다. 그 레스토랑을 소개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내 친구를 소개하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

이 친구를 대학교 입학하고 처음 보았을 때 말 걸기도 힘들고 굉장히 시크한 성격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에게 제 마음이 열린 순간이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본 것은 아니고 이 친구를 아는 친구로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이 친구들이 전철을 같이 타고 왔는데 이 친구가 갑자기 펑펑 울더라는 것입니다. 그 사연인 즉, 그녀의 엄마가 강아지한테 너무 몰입한다고 다른 곳에 보냈는데, 그게 서러워, 그 강아지한테 너무 정이 들어 보고 싶어서 엉엉 울음을 터뜨린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대학생 때 참 어리게 보이고 순진해 보일 수 있지만 그녀에겐 그것이 매력입니다. 저는 그 때 자기가 기르는 강아지를 떼어놓고 그렇게 울 정도면 정말 착하디 착한 사람, 본성에 악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그녀를 새롭게 보고 제 마음속에 선입견을 지웠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우리는 각자 바쁜 사회생활로 뜸하게 소식만 듣고 지냈는데, 어느 날 그녀를 비롯한 몇몇 친구들을 같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 친구가 그녀가 신부님을 짝사랑하고 있다고 화두를 꺼내는 것이었습니다. 또 한 번 그녀의 천진성에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그 때 우리 또래의 여대생들은 남편감은 어떤 조건이면 좋겠다가 대화거리였고 목회자는 당연히 남편감으론 제외되었지요. 당연히 신부님은 거론도 안 되었지요. 그런데 결혼 혼기가 꽉 찬 여자가 신부님을 짝사랑하니 제 눈엔 그게 참 천진스러워 보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그 친구에 대한 선입견을 지워버리고 참 편안한 친구로 마음속에 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와 저에게 공통점이 많이 생긴 저의 생애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제가 갑자기 신앙을 가지고 남편은 꼭 크리스천이어야만 된다고 작정하고 심지어 목사여야 된다고 까지 결심하고 목사님들을 쫓아다니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렇게 콧대 높던 여대생이 사모가 되겠다고 목사님들만 눈에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싱글입니다. 사모도 안 되었고 제가 직접 목사님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인생은 한번 바뀌고 두 번 바뀌고 몇 번에 걸쳐 바뀔지 모르는 구나, 내 인생에 굴곡이 있었듯이 그녀의 인생에도 많은 굴곡이 있었고 힘든 일도 많이 있었구나, 라고 그녀와 대화하면서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친구의 위로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그녀의 인생이 다시 활짝 피기를 빕니다. 그 천진성을 알아 줄 멋진 남자도 만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녀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소개하고 싶습니다. 레스토랑 밖은 5월의 햇살을 눈부시게 받은 수풀림들이 빛나고 안은 현대적인 조명들이 그 밝기를 더해줍니다. 음식도 맛있고, 연회도 결혼식도 소규모로 여기서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글은 상업성 글이 아닙니다. 그녀를 파이팅 해주기 위한 제 작은 노력입니다. 이 곳을 그녀를 위해서 알려주고 싶어요. <라피올라>를 검색하시면 주소를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많은 연인들이 소개팅도 하고 마침내 커플로 이어져 다시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고 합니다. 요즘 세상에 이렇게 멋진 친구, 멋진 레스토랑을 어디서 찾을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에게 자신 있게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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