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체험연습

 

 

엄마 없는 장보기

2015년 겨울 어느 날 써놓은 저의 일기를 고백하려 합니다. 나는 47살의 노처녀입니다. 노처녀라는 말이 자존심 상하니까 골드미스라고 불러주십시오. 아직까지 변변한 남자 친구 하나 없습니다. 저의 낙은 엄마랑 장보기입니다. 왜냐하면 엄마랑 장을 보면 엄마가 제가 원하는 거 하나 꼭 사주셨거든요. 그것 때문에 내심 귀찮으면서도 싫은 기색 안내고 잘 따라 다녔습니다. 솔직히 저의 꿈은 남편이랑, 이쁜 자식이랑 데리고 마트 돌아다니며 사고 싶은 것 다사고, 마지막에 다 같이 아이스크림 사먹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그 꿈이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아, 저는 엄마랑 마트 장보는 걸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 낙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어느 날 깨닫고 눈물이 났습니다. 엄마가 아프셔서 장을 나 혼자 봐야 했을 때, 엄마는 내 곁을 떠날 사람이구나 마음의 정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 슬펐습니다. 이게 정말 신파조 같지만 제가 엄마한테 살아계실 때 잘하지 못했던 것, 못되게 굴었던 것, 정말 후회되겠구나 이런 생각이 번쩍 들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 세상을 언젠가 떠납니다. 그러나 우리 믿는 사람에겐 하늘나라의 꿈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슬프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제 믿음이 약해서 일까요. 마음의 정리가 그렇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 소중한 사람들 정말 살아있을 때 잘해야 겠구나, 그리고 하늘나라를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하늘나라를 알게 해야 겠구나, 하늘나라의 소망도 없으면 우리는 이 큰 슬픔 이겨낼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세상에서 하늘나라 체험이 많이 없으면 진짜 하늘나라도 소망하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과 하늘나라를 동시에 살아야 한다. 하늘나라를 앞당겨 살아야 한다, 이런 말씀을 우리는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서 하늘나라를 체험하려면, 우리는 소중한 사람들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 세상에서도 하늘나라처럼 사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소중한 사람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넘어 나의 이웃들과도 하늘나라를 사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늘나라 체험연습 방법

그렇다면 이젠 하늘나라를 체험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 이야기해 볼려고 합니다. 돈과 권력, 명예, 세상에서 존경받는 위치에 서면 그것이 우리에게 하늘나라체험을 가져다 줄까요? 어마어마한 부를 가졌던 스티브 잡스도 죽음직전에 이런 마지막 유언(last words)를 남겼습니다. 요즘 페이스북, SNS를 통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다 소개할 수는 없고 그 중에 인상깊었던 구절을 번역된 것으로 소개하겠습니다.

 

Non-stop pursuing of wealth will only turn a person into a twisted being, just like me.

쉬지 않고 부를 추구하는 것은 사람을 비틀어진 존재로 만들뿐이다. 나처럼.

God gave us the senses to let us feel the love in everyone's heart, not the illusions brought about by wealth.

하나님은 우리에게 모든 사람들의 가슴 속에 사랑을 느끼게 만드는 감각을 주셨다. 부가 가져오는 환상들이 아니다.

The wealth I have won in my life I cannot bring with me

What I can bring is only the memories precipitated by love

내가 평생 동안 획득한 부는 (하늘나라로) 가져갈 수 없다.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사랑으로 점철된 추억들뿐이다.

That's the true riches which will follow you, accompany you, giving you strength and light to go on.

그것들은 당신을 따라다니고 당신과 함께 동행하며 당신에게 계속되는 힘과 빛을 제공해 줄 진정한 부유함이다.

죽음을 앞두고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이룩한 부, 이 부를 자랑스러워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부를 계속해서 추구하는 것은 비틀어진 존재, 꼬인 존재, 즉 영어로 twisted being을 만들 뿐이라고 말합니다. 진정한 부는 사랑으로 만들어진, 즉 사랑으로 점철된 추억이며 이것은 항상 우리를 따라다니며 우리와 동행하며 우리에게 힘과 빛을 제공해 준다고 말합니다. 결국엔 하늘나라로 가져갈 수 있는 것도 이 사랑으로 만들어진 추억뿐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져갈 것은 사랑의 기억뿐입니다. 그래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하늘나라체험연습 방법 첫 번째는 사랑의 추억쌓기입니다. 지금 옆에 누가 계십니까. 남편, 아내, 자식, 아버지, 어머니, 교회공동체 식구들, 일터의 동료들 어떻게 보면 정말 신비스러운 천륜과 인연으로 맺어진 사람들인데 우리는 그들을 한 번도 진정 사랑한 적이 없습니다. 자기애가 본성인 우리는 정말로 진정으로 사랑을 하기가 힘든 존재입니다. 저 자신도 정말 이기적으로 살아온 존재임을 고백합니다. 그런데 이런 사랑의 추억쌓기가 하늘나라 소망을 갖게 하고 이 세상에서 하늘나라를 앞당겨 살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82살의 아버지가 컴퓨터를 배우시고 스마트폰을 사셨습니다. 은퇴하시고 텃밭을 가꾸며 살아오신 아버지가 무엇이 자극이 되었는지 어느 날 컴퓨터를 배우시겠다고 신청을 하시고 컴퓨터를 사시고 스마트폰을 사시고 일은 순식간에 벌어졌습니다. 그 후로 아버지는 저를 괴롭히기 시작하셨습니다. 여기엔 괄호열고 귀여운 물음표가 붙어야 합니다. 일이 끝나고 집에 들어가면 아버지가 저를 붙들고 컴퓨터, 스마트폰 하는 방법을 물어보시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몇 번 가르쳐 드려도 돌아서면 또 까먹으십니다. 속이 터집니다. 아버지는 미안해서 그러신지 겸연쩍어서 그러신지 내가 늙어서 점점점... 그래도 초등학교 1학년 머리는 돼.” 그러시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제가보기엔 5살 지능이신 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그래도 자존심을 내 세우며 니 엄마보단 낫다그러십니다.

저는 그래도 그런 아버지가 내심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랑 이런 추억도 쌓는구나. 그렇게 무서웠던 아버지였는데... 친절하게 가르쳐 드려야지 다짐에 다짐을 하지만 또 가르쳐 드리면 속이 터집니다. 그러면서 마음이 짠합니다. 그 다음은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아버지에게 컴퓨터 가르쳐 드리기, 저에겐 아버지와 나눈 사랑의 추억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하늘나라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가운데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선 하늘나라가 저절로 이뤄지는 것 같진 않습니다. 우리의 사랑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노력이라고 말하지 말고 연습이라고 말하면 더 가벼울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지금 당장이라도 전화해서 추억을 만들어보기, 이러한 연습이 우리의 육신과 정신과 영을 건강하게 만들어서 결국 하늘나라를 미리 앞당겨 체험하게 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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