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서 살아남기에 대한 제언, <악성 나르시시트와 그 희생자들>을 읽고

 

 

이 사회는 모두 조직을 이루고 있다. 작은 단위로 가정에서부터, 학교, 교회, 대학교, 대학원, 직장 등. 세분화하면 어머 어마한 크고 작은 조직들이 이 사회를 이룬다.

그러나 이 조직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사랑과 정이 베이스인 조직, 감정은 배제되고 경쟁과 효율성이 베이스인 조직.

가정과 학교는 그래도 정이 통하는 조직이다. 교회도 겉으로 보기에는 사랑이 있는 교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 목회자 조직은 엄격한 충성과 순종을 요구하는 경직된 조직이다. 대학원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지도교수와 선배와 후배의 서열이 엄격한 그 사이에 온갖 평가와 비교와 경쟁이 있는 무서운 경쟁조직이다. 일반직장은 말해서 뭐하랴, 거기는 엄격한 능력과 효율성으로 평가되는 정글이다.

나는 40대의 여성으로서 많은 조직생활의 실패의 경험을 통해, 지금 사회에 처음 발을 들인, 특히 여성에게 몇 가지 제언하고 싶다.

 

첫째, 상사에게 절대 따뜻함을 기대하지 말라.

중앙일보에 이런 글이 실렸다. <왜 유명한 창업가들은 성격이 나쁜가>

이 글에서 창업가, CEO들은 성격이 다 나쁘다는 것이다. 아랫사람에게 모욕을 주는 것은 일상사고 불합리한 일로 쫓아내는 것은 다반사라는 것이다. 그 글에서 모진 말과 기이한 행동의 끝판왕으로 스티브 잡스를 들었다. 그는 1980년대 제록스에서 새 컴퓨터 기종을 출시했을 때, 그 엔지니어에게 "네가 평생 만든 것은 다 똥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픽사(Pixar)에서 일할 땐 직원을 해고하면서도 미리 알려주지도 않고 퇴직금도 주지 않았다고 한다.

잡스의 친구 조니 아니브는 잡스한테 '왜 그렇게 모질게 구는지' 물어봤다고 한다. 그의 대답은 '그래도 금방 사그라들지 않느냐'라고 했다고 한다.  실제로 뒤끝이 있다거나 한 사람을 계속 괴롭히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일이 안 풀리고 하면 남을 괴롭히는 것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는 것이다.  이 글을 쓴 저자는 회사가 잘되기 위해서는 못된 리더가 필요하다라는 식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당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생계를 잃고 자살까지 하는, 별별 사회문제가 일어나고 있는데...

사회적 대책, 개인의 조직생활에 대한 대책은 미리 마련되고 교육되어져야 한다.

경쟁구조가 덜한 우리나라의 공무원 조직에서도 상사의 모욕으로 자살한 사람이 있었다.

상사들은, CEO들은 아랫사람한테 모욕을 주고 모진 말을 할 자유와 권한이 있다고 생각하고,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사회생활의 룰이 자기한테는 해당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자기가 절대고 원칙이고 그것을 어겼을 땐 가차 없다. 이들이 합리화하는 것은 일의 효율성, 조직의 발전이다. 조직의 발전을 위해서 사람의 인권이 무시되고 인격이 짓밣혀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이 없는 것이 당연시 되는 사회, 이런 사회를 이루는 것이 목표인가.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이유는 조직의 우두머리들은 보통 악성 자기애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악성 나르시시트들과 그 희생자들>이란 책에서 악성자기애자들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한다.

악성 자기애자들은 자신은 죄책감을 모르나 타인에게는 가차 없이 죄책감을 안겨준다. 가치관, 감정, 태도는 그가 대하는 사람과 그를 둘러싼 환경에 따라 수시로 바뀌며 외면적으로 동정과 연민을 가장할 수 도 있다.

또한 그들은 유혹자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매우 친절하고 상냥한 척하지만, 속으로는 타인의 권리나 행복을 짓밟는 것 정도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극도로 자기중심적이며, 상대에게 완벽을 요구한다.

또한 그들은 거짓말쟁이다. 대부분 화려한 언변을 구사하는 달변가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타인의 도덕성과 가치관을 이용하기도 한다.

또한 그들은 질투가 많고 부정한 사람이다. 자신에 대한 비판은 못 받아들이는 반면 타인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비판한다. 상대방을 비하하면 할수록 자신이 더욱 강해짐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 악성자기애자들한테 당한 사람들은 극심한 자존감의 박탈, 자기애의 결핍으로 고통 받는다. 자신감이 부족해지고 부정적인 자기상으로 자신이 사랑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므로 상사에게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거나 따뜻함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그의 속성을 잘 알아야 한다.

 

둘째, 너무 열심히 일해 상사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내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실제 나도 경험한 일이고 책 속에 예화도 나오는데, 어떤 여성 대기업의 영업사원이 그녀의 팀장보다 더 나은 결과를 냈다. 그런데 그 팀장은 끊임없이 그녀를 괴롭혔다. 그녀가 계약을 따오면 이를 본체만체했고,  근소한 차이로 지각을 한다든지 사소한 일을 까먹는 등의 작은 실수들에게 매섭게 꼬투리를 잡았다.  결국 그녀는 팀장 때문에 우울증에 걸리게 되자, 그 팀장 왈 "네 스스로 자초한 불행"이라고 비꼬았다고 한다. 그 여성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안 봐도 알만한 사실이다.

  악성 자기애자들은 희생양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드높이기만 할 뿐, 상대의 이미지를 높여주는 법은 결코 없다. 상대방을 끊임없이 비하하고 무시할 뿐이다.

 

셋째, 상사의 비밀을 알고 있는 것 자체로, 그리고 은밀한 발설을 했을 경우 위험해 빠질 수 있다.

이 악성 자기애자들은 도착에 가까운 환자다. 이 악성 자기애자들은 제3자들을 이용하여 희생양을 괴롭히기도 한다.

책에 나온 예화이다. 이번에도 희생양은 여성이다. 어느 여성의 회사의 팀장은 회의 때마다 자신의 좋지 않은 기분을 풀기 위해 직원 중 한 사람을 지목하여 자기 희생양으로 만들곤 했는데, 그 팀장의 정서적 폭력을 지켜본 많은 직원들은 자신의 일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 반대편에 서지 못하고 있다. 어느 날 아침, 팀장은 또 직원들 앞에서 여직원 중 한 명을 '걸레'로 취급했다.  그 소리를 듣고 동료들은 시시덕거리며 웃었다. 그 여성의 상처는 더욱 심해졌다. 그녀는 모멸감과 죄책감을 견딜 수 없어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이틀이 지난 후 그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팀장을 찾아가 욕을 퍼부었다. 그리고 나서 그녀는 해고 되었다. 회사의 사장은 팀장의 만행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그녀를 쫓아낸다.

필자의 경우엔 이런 경우도 있었다. 여자 동료끼리 친하게 직장생활을 했는데, 한 여자 직원이 남자상사의 바람 피고 그 아내를 폭행한 것까지, 또 물질 비리까지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여자 직원은 일자리를 잃을 까봐 같은 여직원끼리도 알고 있으면서도 그 비밀을 발설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남자상사는 그 비밀을 발설할까봐 그 여자 직원이 눈엣 가시였다. 결국 그 여자 직원은 잔인하게 다른 빌미로 해고 되었고, 그 여자 직원이랑 친했던 다른 여자직원도 다른 이유로 하나씩 하나씩 해고되었다.

 

넷째, 자기가 피해자가 되기 쉬운 유형인지 자기를 체크하라

책에서는 희생양의 일반적인 특징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희생양들은 대체로 인심이 후하고 진정성이 있으며 사랑스럽고 타인에게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 순진해보이며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는 점도 공통적이다.  누군가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여 완벽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관계를 바라며, 과도하게 감정이입을 잘하고 책임감이 강하다.  피해자들은 타인을 보호해주려 하며 사랑하고 위로하고 달래준다.  스스로 죄책감을 잘 느낀다.  비판을 포기하고 스스로 자율성과 존엄성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사람을 늘 기쁘게 하려 하며 현실을 직면하여 보기를 원치 않는다.

 

한 마디로 순수하고 순진하고 의존적이며 이타적인 사람이 희생양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자기가 이런 류의 사람이라면 현실에 대한 직시가 더 필요함을 깨닫고 대처해야 한다.

 

다섯째, 동료와는 거리를 두고 다른 객관적인 입장에 있는 제3자와 이야기하라.

희생양은 조직 내 동료들에게도 고립되기 쉽다. 그리고 조직내에 동료에게 자기 비밀을 이야기 하고 상의하는 것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동료들은 당신을 항상 배반할 준비가 되어있다.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승진을 위해서, 자신의 편익을 위해서, 인간애보다는 자신이 살아남는 것이 더 중요하다. 조직 내 동료에겐 절대 자신의 이야기를 상의해서는 안된다. 이럴 때는 가족이나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한 친구 곁으로 가서 숨고르기를 하는 방법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객관적인 입장에 있는 제3자와 진실한 대화를 하라. 또 의존의 관계를 낳지 않도록 나 자신에 대해서 객관적이 되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섯째, 악성자기애자와 완전 절연하라

이 책에서는 악성 자기애자도 심각한 자기애의 결함이 있는 존재로 이야기 한다. 그렇기에 악성 자기애자들은 자기상을 필사적으로 보호하려 한다. 그들은 '전능함'이라는 외적 모습 뒤에 극도로 유약한 내면을 숨기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을 모욕하고 잘못을 비난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그들은 또다른 희생양을 찾거나 이 절연을 통해서 자신을 반성할 기회도 될 수 있다. 그럴 확률은 적겠지만... 가장 이상적인 해결책은 그들과 완전히 인연을 끊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당신 자신에게 해줄 수 있는 큰 선물이다.  자기 자신을 보호하는 것보다 더 우선하는 일은 없다.

 

일곱 번째, 탄성력, 마음의 근육을 키워라

악성자기애자의 피해자들은 정신분열, 광기, 고립, 우울증, 등 심각한 정신병적 증상을 겪을 수 있다. 이럴 땐 이것을 자신의 마음의 근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기회로 삼는 것이다. 심리적 탄성력은 심리 내외부적 압력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자신의 자기애, 자존감, 존엄성이 파괴되었더라도 다시 일어서라는 것이다. 이러한 마음의 탄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내적 자원을 기르고, 따뜻한 사람들과 만나고,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대하여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고, 자기애를 기르고, 유머감각을 기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많은 불행을 겪은 사람들이 불우한 상황을 기회로 삼고 삶의 터닝 포인트가되어 더 훌륭한 일을 하게 된 경우도 많다.

 

이 글을 쓰는 필자도 여성으로서 악성 자기애자들에게 당한 억울함 때문에 마음의 고통을 겪은 적이 있지만, 그것을 통해 나의 장점을 발견하고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았다. 부디 피해자가 이 글을 읽는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악성 나르시시스트와 그 희생자들>이라는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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