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에서 유명한 왈렌다 효과라는 것이 있다. 실제 있었던 일에 기인하여 생긴 이론인데, 정작 그 이야기의 주인공은 왈렌다 효과로 목숨을 잃었다.

왈렌다는 미국의 유명한 줄타기 곡예사였다. 고난도의 곡예를 안정적이고 정교하게 연기하여 명성이 자자했다. 그는 곡예사로 활동하면서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었다. 그래서 중요한 고위급 인사가 관람하러 오자 왈렌다가 공연을 펼치게 되었다. 왈렌다는 공연을 관람하러 오는 중요인사가 누구인지 알게 되자 자신에게 끊임없이 되뇌었다. “이번에도 무조건 성공해야 해, 이번 공연에서 성공하면 나는 줄타기 공연계에서 탄탄한 기반을 만들 수 있고, 공연단장도 나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해 줄거야, 그래서 절대로 실패해서는 안 돼. 왈렌다는 공연전날부터 평소보다 더 각별하게 주의를 기울이며 동작 하나하나를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마침내 공연 날이 되었다. 왈렌다는 좀 더 실감나고 아찔한 공연을 펼치기 위해 구명용 밧줄 없이 줄타기를 하기로 결정했다. 지금껏 단 한 번도 실수를 한 적이 없었기에 구명용 밧줄이 없어도 상관없다고 여겼던 것이다. 그런데 아뿔싸!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생기고 말았다. 왈렌다가 난도가 높지 않은 동작 두 개를 막 끝내고 강철 와이어 한가운데 이르렀을 때 그만 10미터 높이의 공중에 떨어져 목숨을 읽고 만 것이다.

그 일이 있은 뒤에 그의 아내는 이런 말을 했다. “이번 공연에서 사고가 날 줄 알았어요. 공연에 나가기 전부터 계속해서 중얼거렸거든요. 이번 공연은 매우 중요하니 절대로 실패해서는 안 돼,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그전에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어요. 그저 줄타기를 무사히 끝낼 생각만 했지. 그 일로 어떤 보상을 받게 될지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거든요.”

왈렌다는 성공에 집착한 나머지 그 결과가 가져올 이해득실에만 연연하다 집중력을 잃고 말았다. 만일 그가 와이어 공연에만 집중했다면 그의 경험과 기술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그의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이처럼 일의 결과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몸의 기능과 실력이 정상적으로 발휘되지 않는 심리 상태를 왈렌다 효과라고 이름 지었다. 왈렌다가 공연의 성공 여부에 연연하지 않고 평소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공연자체에만 집중했다면 그는 분명 또 한 번의 완벽한 공연을 펼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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