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렸을 적 어머니 화장대에 동전이 올려있는 것을 보고 슬쩍하면서 누가 보는 것은 아닐까 두려워 하다가 결국 양심에 꺼려 괴로워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문득 하나님이 보시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곤 벌을 받을까 겁이 나서 어머니께 실토하여 광명을 찾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얼마 전 로랑베그의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 그는 타인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서 도덕이 시작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도덕이란 자기 내면의 목소리라기보다는 타인의 시선이 내면화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실험참가자들을 두 무리로 나누어 두 방에 들어가도록 하는 실험에서 한 방에는 스크린에 꽃 이미지가 떠 있고 다른 방에는 스크린에 사람의 눈 이미지가 떠 있다면 후자의 경우에 집단 내 이타적 행동이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전자의 방보다 후자의 방에서 식사 후 다른 사람의 식기를 치워주는 등의 이타적 행위의 빈도가 훨씬 높았다는 것입니다. 집단구성원들에게 그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인상을 주면 그들의 사회적 순응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타인의 시선이 직접적 처벌 없이도 규제의 역할을 하는 좋은 예입니다.

우리 기독교인에게 타인의 시선보다 더 두려운 것은 하나님의 시선입니다. ‘신이 어느 곳에나 있다는 의식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중세에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천벌에 대한 두려움은 인간을 도덕적으로 행동하게 하므로 차라리 축복이라고 했습니다. 미국의 한 연구에서 신의 존재를 은근히 암시하는 것만으로도 타인에 대한 이타적 행동을 끌어 낼 수 있으며 십계명을 상기하는 것만으로도 대학생들의 부정행위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았던 어렸을 적 당시에도 타인이 보고 있다는 것보다 하나님이 보고 있다는 의식이 죄를 짓는 행동을 바로잡아 준 것처럼, 믿지 않은 사람들도 하나님을 의식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를 도덕적이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시선을 의식하는 삶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해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눈동자처럼 우리를 지켜보고 계시며 함께하신다는 믿음은 우리 가정을 우리교회를 우리사회를 더 도덕적으로 깨끗하게 신앙적으로 정결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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