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사는 현대인들은 관계라는 말에 익숙합니다. 관계와 공감이라는 말에 수긍하지만 그러나 우정이라는 말에는 왠지 고개를 젖습니다. 우정이라는 단어가 이미 고리타분한 언어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런지요. 우정보다는 관계가 더 요구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SNS로 관계망을 만들어갑니다. 이 관계망으로 자신의 시시콜콜한 일상을 올리면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자 하고 거기에서 자신이 존재하고 있다는 존재감과 만족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이 관계는 공감을 얻고 존재감을 느낄 수 있지마는 정이라는 것이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인간들이 서로 부대끼며 살아갈 때 느끼는 정. 그 정이 그리운 시대입니다. 그러고 보면 진정한 인간관계는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식 방법에서 더 강하게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진정한 친구를 어찌 대면불식하는 인터넷 관계망에서 얻을 수 있을까요. 자신을 희생하면서 얻은 우정, 이젠 다시 이야기해야할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 자신이 뜨거운 줄 알면서도 불길로 뛰어드는 죽음을 마다하지 않는 사랑을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친구가 되어주셨습니다. 그러므로 기독교에서는 인관간계에 있어서는 목숨도 버리는 희생과 헌신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기독교는 급진적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생각이 이러한 기독교적 희생적인 사랑을 바탕으로 한다면 가정 일터 교회에서 그 누구와도 함께 어울릴 수 있고 그 누구와도 함께 먹고 마실 수 있고, 함께 고통도 나눌 수 있는 것입니다. 거기에는 불편과 아픔과 수고가 따르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우리의 친구가 되셨듯이 우리도 누군가의 진정한 친구가 되어주는 것, 이젠 말해야 되지 않을까요. 어디선가 소외된 누군가와 관계가 아닌 우정을 맺어가는 것, 우리의 할 일이 아닌지 반성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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