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여인의 현실 직시의 영성

(마태복음 15: 21-28, 마가 7:24-30)

 

 

예수께서 두로와 시돈 지방으로 가실 때, 한 여인, 그 당시 이방인이었던 가나안 여인을 만나게 된다. 이 여인은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자신의 딸을 고치기 위해서 그를 만나기만을 학수 고대하고 있었던 터였다. 그녀는 예수님을 보자마자 정말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외치며 예수님의 발아래 엎드린다. 그리고 절박하게 자신의 딸이 흉악한 귀신들렸음을 예수님께 아뢰고 그의 동정을 바란다. 이 여인의 간절함이 그녀의 말과 행동으로 분명히 전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반응은 의외로 차가우셨다.

그녀는 다시 한번 매달려 주여 저를 도우소서하고 사정을 해 보았으나 예수님의 반응은 더욱 냉담하였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치 아니하리라예수님은 이런 여자를 불쌍히 여기심은 커녕 개취급을 하시면서 싹둑 잘라 거절하신 것이다. 왜 그러셨을까?

예수님께선 이 여자의 믿음을 시험하고 싶으셨다. 예수님께선 그 당시 이방인과 여성들이 약자로서 온갖 천시와 따돌림을 당할 수 밖에 없었던 것과 그래서 더욱 딸의 병으로 예수께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셨다. 또한 예수님은 다짜고짜 매달리는 그 여인의 용기가 가상타고 생각하셨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 앞에 나온 그녀의 의지와 자긍심, 그리고 당신을 믿는 믿음을 시험해 보고 싶으셨던 것이다. 달리 말하면 예수님은 이 여인이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있는지 확인하기를 원했던 것이다. 왜냐하면 믿음은 공중에 뜬 허상이 아니라 현실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예수님은 이 여인이 현실직시의 영성을 가지고 있는지 테스트 하신 것이다.

이 여인의 반응은 예수님의 기대이상이었다. 이 여인은 예수님이 자신의 사정을 들어주시고 자신의 딸을 고쳐줄 것을 한껏 기대하고 나왔으나 예수님의 반응이 차가운 것에 지극히 놀라고 실망하고 당황했다.

내가 들은 예수님은 이런 분이 아닌데, 따뜻하고 자상하신 분으로 나의 처지를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해 주실거라 믿었는데..., 다른 사람한테 멸시받는 것도 서러운데 예수님까지 나를 개취급하시다니 난 정말 개만도 못하단 말인가? 여기서 물러날까?’

보통 사람 같으면 이렇게 생각하고 좌절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여인은 물러남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래 나 개만도 못하다. 그렇다고 하나님의 축복을 받지 말란 법 있냐? 어딨냐? 내가 이렇게 나오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는데... 내가 그 말에 물러날 것 같애?’

이 여인은 예수님께 속으로 이렇게 대들면서 그러나 겉으론 동정을 바라는 자세를 흐트러 뜨리지 않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주여 옳소이다마는 개들도 제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이에 주님께선 이 여인의 말과 태도에 대단히 흡족해 하셨다. 기대이상의 말에 감동하셨다. 요즘말로 넌 나의 시험에 합격이다. 그것도 수석 합격에 A+!’-“여자야 네 믿음이 크도다. 네 소원대로 되리라

이 여인의 예수님과의 만남으로 인한 사건 속에서 예수님께선 현실을 직시하도록 우리를 시험하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여인의 물러설 줄 모르는 의지와 그에 대응하는 처세술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대처해가야 할 믿음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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