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코 입
나랑 똑같다.
발가벗겨진 몸
나보다 더 앙상할 뿐
내가 가진 것과 같다.
그러나 그네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아니 죽었다.
커다랗게 뜬 눈
일그러진 폭력의 흔적들
없어진 팔 다리들
쓰레기통에 쌓인 잘려나간 머리들
공포도
허망함도
두려움도
그 무엇도
아무 것도 아니었다.
아무 것도 아니다.
그렇게
오만하고
귀중했던
존재가
아무 것도 아니었다.
느끼고 보고 배워왔던,
그리고
이 모든 세상이
지켜야 하고 지켜왔던
것들이
무참히
짓밟힌 채
죽어 있었다.
육체의 쓰레기더미 위에서
....
살아있는
반쪽짜리 영혼의
존재들은
죽음도 삶도
버거운 듯
둘러멘 짐들을
시간 속에
던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