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시민, 진정한 권력을 가진 자에 대한 물음을 묻다.

 

 

영화 제목이 <특별시민>이다. 영화를 보면서 특별시민은 누구를 말하는 걸까. 특별시민의 정체, 그리고 그 내용인 정체성을 어떻게 그려낼까 궁금했다.

처음에 특별시민은 영화의 주인공, 서울시장으로 나오는 변종구(최민식 역)인 줄 알았다. 그는 온갖 방법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홍보해 정말 좋은 시장의 이미지를 주었다. 그는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토크쇼 같은 데도 출연해 우스갯소리, 유머도 서슴지 않으며 매력적인 이미지를 발산한다. 그런데 그 토크쇼에서 젊디 젊고 패기가 넘치는 여기자가 한 마디 그 시장에게 던진다. “시장님의 행보는 가식으로 보인다. 진정한 소통이 안 되면 고통이 온다뼈아픈 이야기인데도 그 시장은 그 위기를 웃음으로 잘 넘긴다. 그런 연유로 그 젊고 어린 여기자는 그 시장의 캠프에 픽업이 되어 시장의 오른팔격인 시장의 참모와 손을 잡고 그 시장을 위해 충성 껏 일한다. 그녀의 반짝 반짝 튀는 아이디어는 참신하고 신선해 시장의 이미지를 한껏 높여주고 당선의 승산을 높여준다. 그것을 보면서 한 마디로 정치판은 이미지 전쟁이구나, 정책, 공약을 밤새고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상대편의 이미지를 깎고 자기 진영의 사람의 이미지를 높이는가. 이미지를 위한 아이디어 싸움이었다.

그리고 그 시장은 그 이미지를 위해서 철저히 가식을 유지한다. 그 가식이 진정성이라고 느껴질 만큼 그는 철저히 프로답게 자신의 이미지를 연출할 줄 아는 머리 좋은, 직관도 뛰어난 사람이었다.

그러나 자기편의 진영 내부에도 적이 있었고 서로 믿지 못해 핸드폰, 노트북으로 도청, 감청을 하는데. 결국 그 시장의 결정적인 잘못이 내부에서 약점이 잡히고, 약점을 잡은 시장의 오른팔격인 사람은 살해당한 것은 아니지만 배반한 이유로 의심을 받고 어쨌든 죽음을 맞게 된다.

그 시장의 결정적인 잘못은 음주운전단속까지 그가 가진 권력으로 피하고, 계속 음주운전을 하다가 빗길에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는데 그 때 보초를 서고 있던 군인이 죽은 것이다. 그 때 차량은 시장의 딸의 것이었다. 그는 이 사실을 딸이 한 것으로 위장할 만큼 철저히 자신의 잘못을 감추었다. 모두 시장이란 권력의 타이틀을 또 한 번 쥐기 위해 그리고 더 나아가서 대통령이라는 거대 권력을 쥐기 위해.

아직 어리고 순진한 여기자는 시장의 철저한 가식위의 가식을 진정성으로 믿어가며 그를 따랐지만 결국 도청된 USB를 발견하고 그 시장의 잘못을 알아낸 후, 그 여기자는 모든 것을 내어놓고 그 시장을 떠나려고 한다.

그녀는 시장에게 자수하라고 권하지만 시장은 비웃는다. 그녀를 그 세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 취급하며, 그렇게 하는 것은 또 한 사람의 희생자를 낳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이제 시장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한 유권자로 돌아가겠다고 당당히 말하고 떠난다.

떠나며 그녀의 손에는 또 하나의 USB가 들려있었는데, 그녀는 희미한 웃음을 웃는다. 나는 이 장면을 보고 이건 무엇을 말하는 걸까. 그녀는 성공의 길을 갈 수 있었는데 엄청난 권력을 가진 자와 갈라진 후, 한 유권자의 길을 가는 것. 이를 통해 영화는 무엇을 말하려고 한 걸까?

혹시 특별시민은 권력과 영합한 한 여기자에서 평범한 유권자가 되는 길을 선택한 그녀를 말한 것은 아닐까? 특별시민은 가식에 가식을 씌운 권력을 가진 자가 아니라 정말 소통을 원하고 진실을 원하고 진정성이 있길 바라는 한 평범한 시민이 된 그녀가 이 도시의 특별시민이 아닐까?

한 유권자가 된 그녀는 어떤 행보를 걸을까? 그녀의 길은 평판할까? 많은 상상을 해보았지만 유권자로서 투쟁하고 저항하는 방법, 혹은 망각하고 묻어두는 방법. 어느 길을 가든 이 세상에 비밀은 없다는 것. 그 시장의 잘못은 언젠가는 만천하에 드러날 것이라는 믿음이 평범한 시민으로서 사는 나에게 남아있다.

영화의 마지막장면, 그 시장은 그 비밀을 알고 있는 운전기자에게 고기에다 상추쌈을 싸 입에 꾹꾹 쳐 넣는다. 그리고 자기 입에 다도 한 쌈 크게 쳐 넣는다. 그리고 영화는 끝나지만 나에게 여운을 주는 것은 고기 몇 점에 상추 한 쌈 크게 싸먹듯이 권력도 그렇게 쉽게 쳐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언젠가는 그로 인해 배탈이 나며 나락으로 떨어질 날도 올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

나는 진실이 이긴다고 믿으며 자막이 흐르는 영화를 뒤로 하고 얼른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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