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좋은 이유

 

왜 친구가 좋은 것일까요. 생각해 보았습니다. 마음이 통하는 친구, 마음이 맞는 친구지간에는 일단 서열, 권위의식, 높낮이가 없습니다. 그래서 편해서 좋습니다. 옷에서 김치 냄새가 나도 흉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긴장하지 않아도 됩니다. 두 번째는 공유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소통이 잘됩니다. 마음이 통합니다. 세 번째는 고민을 털어놓을 수가 있습니다. 비밀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보일 수 있습니다. 친구가 잘되면 함께 기뻐해주고 잘못되면 함께 슬퍼하고. 고민을 함께 고민합니다.

오늘 말씀에 본문 15절을 보면, “이제부터는 너희를 종이라 하지 아니하리니 종은 주인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라 너희를 친구라 하였노니 내가 내 아버지께 들은 것을 다 너희에게 알게 하였음 이니라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예수님은 우리를 종이라 하지 않고 친구라고 불러주신다고 했습니다. 종과 친구는 다릅니다. 종과의 관계는 수직적인 관계, 명령과 복종이 있는 상하관계입니다. 그러나 친구와의 관계는 그런 서열이 없는 수평적인 관계입니다.

제가 아까 친구가 좋은 이유가 첫 번째로 서열, 높낮이, 권위의식이 없어서 좋다고 이야기 했는데, 여기서 권위와 권위의식은 다릅니다. 권위는 인격에서 그 삶에서 우러나오는 자연스런 위엄입니다. 예수님에게는 권위가 있으셨습니다. 가르침에도 권위가 있으셨고 그 권위로 귀신도 쫓아내셨습니다. 그러나 권위의식, 즉 권위주의는 다릅니다. 권위의식은 남을 누르려하거나 복종케 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행동이나 사고방식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친구이십니다. 죄인, 세리, 창녀와 어울리시며 먹고 마시셨습니다. 제왕적인 모습, 자기만의 특권의식이 없으셨습니다. 무엇이 진정한 예수님의 모습이고 무엇이 진정한 기독교의 모습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요한복음 15:13-17

13.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

14. 너희는 내가 명하는 대로 행하면 곧 나의 친구라

15. 이제부터는 너희를 종이라 하지 아니하리니 종은 주인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라 너희를 친구라 하였노니 내가 내 아버지께 들은 것을 다 너희에게 알게 하였음이라

16.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요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웠나니 이는 너희로 가서 열매를 맺게 하고 또 너희 열매가 항상 있게 하여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무엇을 구하든지 다 받게 하려 함이라

17.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명함은 너희로 서로 사랑하게 하려 함이라

 

 

지란지교를 꿈꾸며

제가 고등학교 때, 좋아하는 시나 수필을 그림과 함께 써서 그것을 코팅한 다음에 선물하는 것이 유행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당시 유행했던 산문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유안진이란 작가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산문이 이렇게 시작됩니다.

 

...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 받고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제 형제나 제 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으랴.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

 

내용을 다 읽어드릴 순 없고, 이것이 왜 그렇게 말똥만 굴러가도 웃음이 나오는 고등학교 여학생의 감성을 건드렸는지 굉장히 인기가 있는 글이었습니다. 그 당시 고등학교 여학생에겐 부모보다, 스승보다 좋은 것이 동성의 친구였던 것 같습니다.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이런 친구가 여러분에게도 있으십니까. 이런 친구를 인생에 있어서 한 명이라도 만난다면 큰 행운인 것 같습니다.

 

 

지은이 소개

 

서울여자대학교에서 독문학을 전공하고 연세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기독교윤리학으로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신학을 공부하면서 200여 편의 시와 4편의 소설을 쓴 바 있다.

그녀는 딱딱한 신학서적이 아닌 그녀의 당한 경험에서부터 끊임없이 사유를 펼쳐내려고 애썼고 무수한 질문을 자신과 하나님에게 그리고 이름 모를 타인에게 던지면서 인생의 답을 찾으려 했다. 그러나 무수한 방황과 소외, 외로움을 맛보았을 뿐 대답을 찾지 못했던 그녀는 다시 하나님에게 돌아가 말씀 속에서 하나씩하나씩 그 답을 찾아나갔다. 이 책은 그녀의 사유와 말씀 속에서 찾은 답을 엮어낸 것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