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절망이 잠을 잔다.

좌절 한 복판에 무거운 쇳덩이를 안은 채

 

머리가 서서히 환영의 ()에 잠겨든다

숨이 잦아들며

어깨가 저 밑바닥으로 한껏 밀착되어 가고

손과 발이 순종하듯 떨구어진다.

 

태곳적 모태의 양수안

절망은 그 근원과 만나고

아픈 기억의 파동으로 몸을 뒤틀어 댄다.

 

그러나

하얗게 밀려오는 時間(시간)의 구름이

그 근원을 덮어 내리고

어느새 몇 겹으로 멀어져

休閑(휴한)으로 인도한다.

 

흰 솜뭉치들은

절망의 눈물을 적시어 내며

그 무거움을 떨어뜨리고

 

 

절망은

한줄기 빛에 드러나

그 여림이 온기로

휘감긴다.

생명의 탯줄

풍만한 생산의

젖무덤 속,

어머니에 안겨,

 

맥박의 소리를 듣는다.

胎內(태내)의 용솟는 힘의 소리를

 

절망은

怒號(노호)하는 화산 속 용암이

그 분출을 기다리듯

들끓기 시작하고

 

마침내

()을 뿜어,

손과 발은 氣志(기지)를 펴고

회오리치는 바람의 숨을 빨아들인다.

 

일로의 희망의 광선

고뇌하는 心府(심부)를 찌르고

환희의 빛이

온몸에 번질 때,

 

새로운 의지

깨어 일어난다.

 

 

 

 

 

 

 


'시(potry) 이야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인에게  (0) 2018.05.18
  (0) 2018.05.12
선과 악  (0) 2018.04.20
생존방식  (0) 2018.04.17
살아감  (0) 2018.04.1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