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중학교 때의 일입니다. 저의 반이 단체로 국어선생님께 잘못한 적이 있습니다. 숙제를 안 해왔는지, 준비물을 안 챙겨왔는지 우리들의 잘못의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잘못에 대해서 그 국어 선생님이(상담 선생님이시기도 하셨음)이 어떻게 하셨는지 아직도 제 가슴에 남을 정도로 작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 선생님은 아이들의 잘못을 가르치기 위해서 당신의 손바닥으로 아이들의 손바닥을 치셨습니다. 그러면 때린 사람의 손바닥이나 맞은 사람의 손바닥이 모두 다 아픕니다. 한 대 맞았는데 정말 아팠습니다. 그렇게 아픈 걸…, 반 아이들 모두를…. 선생님의 손바닥은 어땠을까요. 중학교 당시 한 반에 60명 정도는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손바닥이 빨갛게 부어오른 것을 목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들을 때리면 나도 아프다. 아이들은 모두 머리를 숙였습니다. 아무 말도 필요 없었습니다. 부어오른 손바닥이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우리를 때리신 선생님은 몇 배, 몇 십 배 더 아프시다는 걸.
그리고 그 선생님은 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학교에서 장례를 치렀는데 전교생이 눈물바다를 이루었고 그 선생님은 그렇게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그 장례에서 흘린 학생들의 눈물이 그 선생님을 얼마나 사랑하고 존경하고 있는지를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우리도 때론 하나님께 징계를 받습니다. 매를 맞습니다. 우리들은 우리들만 아프다고 이건 부당하다고 하나님께 원망하며 대듭니다. 매를 드신 하나님의 마음은 어떨까요. 우리보다 더 아파하셨을 것입니다.
뇌병변 장애인 송명희라는 시인이 있습니다. 이분은 온 몸의 사지가 다 뒤틀린 분입니다. 남의 도움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장애인입니다. 그의 몸은 뒤틀렸지만 그의 마음은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저 같으면 하나님을 원망 했을텐데…. 왜 나한텐 멀쩡한 사람들처럼 걸어 다닐 수 있도록 발과 다리를 주지 않으셨나요. 왜 나한텐 보통 사람들이 요리도 하고 아름다운 작품을 그리기도 하고 아름다운 글을 쓰기도 하는 손을 주지 않으셨나요. 왜 나한텐 눈과 코와 귀가 제대로 붙어있는 아름다운 외모를 주지 않으셨나요. 왜 나한텐…. 하면서 원망했을 텐데. 그 시인은 하나님을 찬양하는 시를 썼습니다. 직접 못쓰고 어눌한 음성으로 말하면 다른 사람이 대필해 주는 방법으로 시를 썼습니다. 그 시를 읽어드리겠습니다.
얼마나 아프실까 하나님의 마음은
인간들을 위하여 아들을 제물로 삼으실 때
얼마나 아프실까 주님의 몸과 마음
사람들을 위하여 십자가에 달려 제물 되실 때
얼마나 아프실까 하나님 가슴은
독생자 주셨건만 인간들 부족하다 원망할 때
얼마나 아프실까 주님의 심령은
자신을 주셨건만 사람들 부인하며 욕할 때
송명희 시인은 자신이 당한 아픔을 원망하지 않고 도리어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렸습니다. 자기 자신의 불행을, 자기 자신의 고난을 원망하며 불평한 것이 아니라 그 뒤에 숨은 하나님의 마음을 읽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고 하나님의 마음을 아는 것은 우리 신앙의 기초입니다. 우리가 이 기초로 돌아가지 못해서 신앙에서 어긋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잠간이나마 우리가 우리자신에만 집중되어 있던 감정들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려 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내가 하나님과 사랑을 나누었던 은혜의 시간, 구원에 감격해서 눈물 흘렸던 그 시간들을 기억하면서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를 다시 재정립해보시기 바랍니다. 그간 기도 응답되지 않아 섭섭했던 것,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내가 잘못한 것이 없는 것 같은데 사람과 관계가 깨어진 것, 그리고 질병에 걸린 것. 이것 때문에 하나님과의 관계가 멀어지진 않았는지, 원망하진 않았는지, 불평하고 있진 않았는지. 이제 하나님이 사랑이심을 다시 한 번 기억하고 신앙의 초심으로 돌아가는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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