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단어에 empathy 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사전적의미로는 감정이입, 공감이라는 말인데 정확히 말하면 에 가깝다 라고 합니다. 저사람 인정이 참 많다 라고 할 때 인정에 해당하는 말이 바로 이 empathy라는 말이랍니다. 미국 미시간대학 연구팀이 'empathy'를 기준으로 국가별 순위를 따져봤다는데 한국은 6위로 나왔습니다. 1위는 에콰도르, 2위는 사우디아라비아, 3위는 페루, 4위 덴마크, 5위 아랍에미리트, 6위가 한국, 7위는 미국, 8위 대만, 9위 코스타리카, 10위는 쿠웨이트, 순위입니다. 남들에 대한 연민, 다른 사람들의 시각도 배려해주는 성향을 63개국 10만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한 결과라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6위에라도 들어간 것을 좋아해야할지 비판적 시각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문제제기를 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정의 문화였습니다. 그러나 우리사회가 얼마나 삭막해졌는지 모두 피부로 느낍니다. 요즘에는 각종 혐오문화로 인해서 사람들의 말투부터가 달라지지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에 인터넷에 얼굴이 혹으로 일그러진 사람의 사진이 올랐는데 거기에 댓글이 이런 것이 달려 놀랐습니다. 극혐이다 극혐, 구역질난다. 이런 말들이 스스럼없이 달렸습니다.

극혐이란 말은 극혐오하다란 말의 줄임말입니다. 이런 말 외에 여성혐오의 준말 여혐, 남성혐오의 준말 남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혐오를 나타내는 말이 많은데 벌레를 뜻하는 접미사 충자를 써서 예를 들어 급식을 먹는 학생을 비하하는 급식충, 유난스럽게 아기를 키우는 젊은 엄마를 비하하는 맘충, 틀딱충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틀니 소리를 빗대어 노인을 비하하는 말입니다.

이유도 없습니다. 그냥 싫다 입니다. 이런 혐오현상으로 길거리 살인도 일어나기도 합니다. 왜 이렇게 까지 되었을까요.

기독교가 들어오기 전에도 우리나라는 유교사상을 받아들여 효를 강조하고 정을 강조했습니다. 맹자의 측은지심을 잘 아실 것입니다.

맹자가 말하기를 사람들 누구에게나 남의 불행을 차마 그대로 못 보는 마음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 까닭은 지금 갑자기 어린아이가 우물 안으로 떨어지려 하는 것을 사람들이 본다면 모두가 놀라고 두려워하며 측은히 여기는 마음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자연적으로 불쌍하게 여기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그 아이를 구하려고 하는 데 그것이 어린아이의 부모와 사귈 수 있게 되기를 바라기 때문도 아니고 마을 사람들이나 친구들로부터 칭찬을 받기를 바라기 때문도 아니며 어린아이의 위험을 보고만 있었다는 자기에 대한 평판이 싫어서 그러는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맹자는 측은히 여기는 마음이 없다면 사람이 아니다 라고 까지 말했습니다. 여기에서 맹자의 성선설이 나옵니다.

 

그래서 저는 초등학교 때 교회를 다니지 않았는데도 이웃과의 따뜻한 정의 추억이 많습니다. 누가 이사 오면 항상 떡을 가져와서 나눠먹고 김장도 이웃끼리 함께 해서 나눠먹고 학교 갔다 와서 엄마가 없으면 남의 이웃집 가서 한참 놀다 오고 자다와도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쩌다 이사 가면 그리워서 그 이사 간 집에 가서 며칠 있다오고 이런 식으로 정을 나누었는데 정말 이웃사촌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일 기대하기도 어렵고 서로 아파트 한 층에 살면서 인사도 안하고 소음난다고 서로 간에 죽이는 일도 벌어지는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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