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이유
검은자 나란히 찍힌 종이위에
활짝 핀 세상
시시 쿨쿨 나의 일과위에
당신은
하얗게
찾아왔습니다.
높이 쌓아올린 권위의 탑
세상을 호령하는 무서운 힘
넘치는 풍요함에
움추러든 마음
쪼그린 내 얼굴이
미소로
당신을 반깁니다
당신은 그렇게도 멀리 그리고 그렇게도 높이 있지만
오늘 당신은 나의 둘레에 와 있습니다.
익살맞은 개구쟁이 5살 아이의 미소위에서도
여든 해의 날을 담은 노인네의 주름진 미소위에서도
난 당신이 보입니다.
당신의 미소는
인종의 깊이
지식의 너비
자존의 높이
그 거대한 담장을
산산이 조각낼 수 있는
핵무기와 같고
미소위에 미소 짓게 하는
전염성 생화학무기와도 같습니다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이유는
당신의 미소가 내 둘레에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이유는
내 안에 당신의 미소가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이유는
어느새 당신의 미소가 내 얼굴에 닿아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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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어느 날, 시인은 일간지 조선일보를 봅니다. 갑자기 시인의 눈에 크게 들어온 것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찡긋하는 천진난만한 소년 같은 미소 지은 사진이었습니다.
거기에 영감을 얻어 이 시를 썼습니다. 거대한 권력과 천진난만함, 어딘가 어긋나 보이지만 시인은 거대한 권력, 폭력이 아닌 천진난만한 미소와 웃음으로 이 세상이 평화로와지길 바라면서 이 시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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