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딤

 

 

 

허무를 달래려

서성이는 손끝

 

그러나

식어버린 가락은

아무것도 옮기지 못하고

헤매 우기만 한다

 

검은 동공은

초점을 맞출 데 없어

흐리마리한 안개만을 피우고

 

기만과 속임의

자기최면은 약발 떨어진 듯 풀리어

허물어져 내린다

 

흐느적거리는

흐느낌 속에서

시간은

질척거리며

지나가고

 

그 더딤 속의

인내가

지금은 때가 아닌 듯

시간의 더딤인지

아니 나의 더딤인지를

쟁여 놓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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